'케리아' 류민석이 LCK에 데뷔하자마자 2연속 8강 진출이라는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4강을 바라보려면, 작년 동료였던 '데프트-쵸비'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작년 DRX에서 처음 LCK에 데뷔할 때도 스프링 최고의 신예로 손꼽혔던 만큼, '케리아'의 행보는 남달랐다. 당시 신예였지만, 슈퍼플레이와 판을 이끄는 능력으로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는데 큰 기여를 했다. 팀 에이스인 '데프트-쵸비'에게도 라인 관리나 로밍으로 큰 힘이 되곤 했다.

올해 역시 '케리아'는 경력보다 더 듬직한 역할을 맡아왔다. 10인 로스터가 수차례 바뀔 때도 주전 자리를 지키며 여러 팀원들과 합을 소화해냈다. 원거리 딜러는 2021 시즌 말까지 계속 '구마유시-테디'가 교체 출전했는데, 어떤 선수와 함께하더라도 합을 잘 맞췄다. 그러면서도 개인 역할도 충실히 해줬다. 한타가 중요한 메타에서 이니시에이팅을 담당했고, 독특한 서포터 픽을 꾸준히 기용해 변수를 만들어낼 줄 알았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케리아'의 역할은 중요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상대 선수와 15분 평균 골드 차이였다. 보통 스노우 볼의 중심이거나 라인전을 잘하는 솔로 라이너들이 해당 지표를 끌어올린다. 포탑 방패를 무너뜨리거나 솔로 킬이나 CS 격차를 내는 것부터 시작하니까.

그런데, 서포터인 '케리아'가 해당 지표 격차(전체 5위, 786 골드 차이)를 크게 벌렸다는 것은 팀적으로 '케리아'가 얼마나 스노우 볼의 중심에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T1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강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봇에서 스노우 볼을 굴리는 게임을 했는데, '케리아-구마유시'는 봇 뿐만 아니라 협곡 전반을 돌면서 포탑 골드를 챙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마유시' 아펠리오스를 키우는 데 집중하면서 함께 교전한 '케리아' 역시 함께 성장했다는 것을 뜻한다.

▲ (류)민석아 들어와~(출처 : 라이엇 게임즈)

'케리아'가 굴리는 T1표 스노우 볼은 옛 동료인 '데프트-쵸비'에게도 통할까. 봇에서 CS를 비롯한 라인전 지표는 '케리아-구마유시'가 앞서지만, '데프트' 역시 어시스트-킬 관여-대미지 비중과 같은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다. 가끔씩 크게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타에서 활약할 때 빛나는 원거리 딜러임은 분명하기에 그렇다.

'쵸비' 정지훈의 성장 역시 '케리아'가 막아야할 경계 대상이긴 하다. 지난 롤드컵 선발전 최종전에서 '쵸비'의 '원맨 캐리력'이 어느 정도인지 사일러스 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라인전 단계 만큼은 상대를 여전히 압도하면서 성장 격차를 키웠다. 상대와 15분 평균 골드 격차를 983 골드(전체 3위)를 내고 있다. 미드 라이너 중 최고의 지표다. 어떻게 '쵸비'의 캐리를 막을 수 있을지가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하는 팀의 과제인 만큼, '케리아'의 미드 로밍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케리아'는 '역대 천재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선수다. 시작부터 높은 곳에서 출발해 더 올라가려고 한다. 거기에 옛 동료이자 현 한화생명의 에이스인 '쵸비-데프트'의 활약을 막는 역할까지 해낸다면, 작년보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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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T1 vs 한화생명e스포츠 - 22일 오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