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동고동락 했던 영혼의 파트너를 적으로 만난다.

29일 종로 롤파크에서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4일 차 일정이 진행된다. 1경기에서는 젠지 e스포츠와 kt 롤스터가, 2경기에서는 농심 레드포스와 DRX가 맞붙는다. 유독 서로 인연이 있는 선수가 많은 대진이다.

사실 격변의 스토브 리그를 거치며 많은 팀 사이에 관계성이 생겼다. 오랜 기간 함께 했던 팀원과 라이벌이 되어 만나게 되거나,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경쟁하게 됐다. 이번 14일 차에 나서는 네 팀도 서로 참 할 이야기가 많다.

1경기를 먼저 살펴보면, kt 롤스터의 '라스칼' 김광희와 '라이프' 김정민이 전 소속 팀 젠지 e스포츠와 대결을 펼친다. '라스칼'은 2020~2021 시즌 반지원정대의 한 축이었고, '라이프'는 데뷔 이래 약 3년 반을 젠지 e스포츠에서 보냈다. 친정팀인 셈이다. 2022년을 앞두고 젠지 e스포츠를 떠난 둘은 함께 kt 롤스터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렇게 '라이프'는 신인 시절부터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프로게이머 인생 첫 파트너 '룰러' 박재혁과 마주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운 라인인 봇 듀오로 무려 3년 반을 함께 했다. 사소한 습관까지도 모두 알고 있을 수밖에 없고, '라이프'의 입장에서는 그걸 파고들어야 한다. 팀의 현재 폼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 팀 에이스 '라스칼'과 함께 힘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농심 레드포스와 DRX가 대결하는 2경기에서는 '고베' 듀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20~21년도 담원 기아의 단단한 봇을 책임지던 두 선수가 이제는 각자 다른 팀에서 적으로 만났다. 일단, 기분이 좀 더 좋은 쪽은 '고스트' 장용준이다. '고스트'가 속한 농심 레드포스는 꽤 성공적인 로스터를 완성했고, 성적도 준수하게 나오고 있다. '고스트' 개인의 폼도 꽤 좋다.

'베릴' 조건희와 DRX는 초반부터 난적 젠지 e스포츠와 T1을 만나며 패배를 빠르게 쌓았지만, 다행히 하위권으로 쳐진 광동 프릭스와 프레딧 브리온을 2:0으로 잡아내고 6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여기서 확실하게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들려면 이번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농심 레드포스도 T1전 아픔을 달래고 상위권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고스트'와 '베릴' 둘 중 한 명은 아주 쓰라린 패배를 맛보게 될 수밖에 없다.


■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14일 차 일정

1경기 젠지 e스포츠 vs kt 롤스터 - 29일 오후 5시
2경기 농심 레드포스 vs DRX